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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alk] ‘가장 보통의 연애’ 공효진 | 로맨틱 코미디 이제 그만 흑역사 가득한 ‘현실연애’

  • 한현정 기자
  • 입력 : 2019.10.07 13:59:35
“사실 ‘로맨틱 코미디’에 별 흥미를 못 느꼈어요. 드라마에서 너무 많이 해서 일부러 피한 것도 있고, 상업 영화 특성상 매번 비슷한 결말로 끝나고 마니까요.”

하정우와 함께한 ‘러브픽션’ 이후 무려 7년 만이다. 자타공인 ‘흥행불패 로코 퀸’ 공효진(39)이 ‘가장 보통의 연애’로 생애 두 번째 멜로 영화를 선보인다. 날것의 현실적인 이야기가 좋아, 영화답지 않은 영화라 그간 의식적으로 피했던 로맨스 장르를 과감히 선택했단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결혼 직전 파혼을 당한 재훈(김래원 분)과 사랑에는 어떤 환상도 없는 까칠한 선영(공효진 분)의 이야기다. 쓰라린 이별의 상처로 망가진 극과 극 두 남녀의 복잡다단한 현실 로맨스.

“로맨틱 코미디물은 보통 사랑을 미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운을 뗀 그는 “과정이 어떻든 일단 결말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달랐다. 군더더기 없이 솔직하고 많은 것을 상상하게 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지고 볶고 후회해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사랑이다. 우스워지기 쉬운 감정이라 영화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그리기가 힘든데 균형이 좋더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만하면서도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편안함이 있다. 심심하지 않게 트렌드도 잘 녹여내 욕심이 났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선영’은 단도직입적으로 할 말을 다 하는 ‘걸크러시’ 캐릭터. 예측 불허의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공효진은 선영에 대해 “초대받지 못한 자리도 직접 찾아가 말로 되갚아주는 인물”이라 소개하고 “완벽하게 공감되지는 않았지만 그런 점이 부러웠고 매력적이라 느꼈다. 시원하더라”라며 웃었다.

“보통은 어떤 규정된 판타지 속에서 예쁘고 미화된 연애가 그려지는데 우리 영화에는 주로 ‘흑역사’가 나와요(웃음). 남녀 캐릭터 모두 역시 적잖게 짠 내 나는 장면이 많은데 그런 것이 재미있고 인간미 있게 느껴졌어요. 그동안 드라마에서 맡았던 캐릭터의 성격과 다른 점도 좋았고요.”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는 ‘입 모양 보고 단어 맞히기’ 술 게임을 꼽았다. 선영의 캐릭터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작품의 강렬한 개성을 표현한 지점이라고.

“성인이 되고 나니, (공개적으로는) 19금 단어가 금기어처럼 여겨지는 것 같은데 사실 그렇지도 않잖아요? 술 게임을 하며 야한 단어를 내뱉는다는 설정이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희열도 느껴져 재밌더라고요. 관객도 처음에는 당황할지 모르겠지만 금세 적응할 것이라 믿어요. 대다수는 비슷한 경험이 있을 테니까. 이러다 ‘공블리’ 수식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겠죠(웃음)?”

공효진은 현재 로코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도 출연 중이다. 영화 속 ‘선영’과는 정반대의 지고지순한 캐릭터다.

“같은 장르에서 전혀 다른 연기로 칭찬받기가 정말 쉽지 않은데”라고 하니, 수줍음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관찰을 좋아하는 평소 성향 덕분”이라며 자신의 노하우를 이야기했다.

그는 “사람 구경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디테일한 면모를 잘 보는 편이다. 그런 점이 캐릭터의 변주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는 습관도 한몫했다. 회마다 다른 사람이 등장하니 짧은 순간에도 어떤 인격을 가진 사람인지 보이고, 특출난 색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장르적 한계에 갇히지 않고 각각의 인물에 초점을 맞춰 연기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연이은 로맨스물 출연에 ‘늘 똑같다’는 말을 들을까 봐, 그것이 항상 두렵고 고민이 됐어요. 어쩌다 보니 이번에는 정면 돌파를 하게 된 셈인데 다행히 전혀 다른 얼굴로 만날 수 있게 돼 오히려 후련하고 기쁘기도 하고요. 다르게 표현하려는 노력이 장르에 묻혀 조금은 억울할 때도 있었는데 오랜 숙제를 약간은 푼 것 같아요.”

[한현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kiki2022@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28호 (2019.10.09~2019.10.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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