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중국을 이끈 지도자들의 권력투쟁과 통치의 역사로 짐작해보는 ‘시진핑 체제’의 운명

도재기 선임기자

중국의 엘리트 정치

조영남 지음

민음사 | 700쪽 | 3만원

[화제의 책]중국을 이끈 지도자들의 권력투쟁과 통치의 역사로 짐작해보는 ‘시진핑 체제’의 운명

중국의 ‘굴기’가 눈부시다. 지난 1일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린 ‘신중국 건국 70주년’ 국경절은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서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중국을 안팎에 과시하는 자리였다. 1949년 10월1일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의 ‘신중국’ 선포, 이후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鄧小平) 시대가 도광양회(韜光養晦)라는 외교기조로 드러나지 않게 내부의 힘을 길렀다면, 장쩌민(江澤民) 때는 유소작위(有所作爲)를 내세워 중국이 해야 할 일에 적극 나서고, 후진타오(胡錦濤) 시대에는 평화롭게 우뚝 선다는 화평굴기(和平굴起)로 중국의 힘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제 시진핑(習近平) 시대 중국은 세계 일류국가이자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룬다는 중국몽(中國夢)을 천명한다. 미국이 노골적으로 견제·압박을 하는 것도 그만큼 중국의 굴기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엘리트 정치>는 거대한 중국, 공산당 일당제인 중국의 핵심 권력 구조와 내용 등을 분석해 중국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저자는 중국 통치체제, 현대정치사 전문가로 두드러진 평가를 받는 조영남 서울대 교수다. ‘마오쩌둥에서 시진핑까지’란 부제에서 보듯 1930년대 마오쩌둥 시기부터 지금의 시진핑까지를 다루며, 그 과정에서 지도자들 사이 권력 투쟁이나 권력의 행사 방식, 각종 사건 등도 드러낸다.

조 교수는 중국의 엘리트 정치가 세 단계의 변화를 거쳤다고 본다. 마오가 모든 문제를 결정한 마오쩌둥 시대의 ‘일인지배’, 혁명 원로들이 중요 정책을 결정한 덩샤오핑 시대의 ‘원로지배’, 이후 장쩌민 시대부터 지금까지의 ‘집단지도’다. 집단지도는 공산당 정치국과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집단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체제를 말한다.

핵심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다. 지금의 집단지도 분석에 초점을 맞춘다. 집단지도 속에서 최고 권력기관들은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는지, 권력 승계와 공고화는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분석한다.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공산당 정치국과 정치국 상무위다. “중국 엘리트 정치는 ‘중공 중앙’으로 불리며 약 25명으로 구성되는 정치국과 7명으로 이뤄지는 정치국 상무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특히 중앙의 당정기관을 대표하는 5대 권력기구의 현직 최고 지도자로 구성되는 정치국 상무위야말로 실제적인 최고권력기구다.”

책은 미래 엘리트 정치가 어떻게 전개될지도 분석한다. 이전과 달리 시진핑은 ‘강한 총서기’의 면모를 드러내 일부에서는 집단지도 체제가 시진핑을 중심으로 일인지배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기 때문이다.

공산당 20차 당대회가 열리는 2022년이면 권력구도가 가시화할 것이다. 조 교수는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후진타오처럼 모든 권력을 한꺼번에 이양하는 것, 둘째는 장쩌민 방식처럼 단계적 권력이양, 세번째는 권력이양이 없는 시진핑 일인지배다.

저자는 “두번째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한다. 국내외의 반대·저항 등 여러 근거를 내놓으며 “일인지배로 역이행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두번째 시나리오가 실현되면 집단지도가 지금의 ‘분권형 집단지도’에서 일인지배와 가까운 ‘집권형 집단지도’가 될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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